베트남 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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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6. 20.

    by. 베트남 사상가

    목차

      응우옌티후엉은 가난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단순한 결핍이 아닌 윤리적 질문으로 전환한 베트남의 대표적 철학자이자 실천가였다. 그는 가난을 동정이나 복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회 정의의 잣대로 삼아야 할 현실 감각으로 해석했으며, 공공 윤리와 감정 정치 사이의 연결을 강조했다. 응우옌티후엉은 공동체 돌봄, 여성 빈곤 체험 서사, 비정규 노동 감정 분석 등을 통해, 가난한 사람의 말하기가 어떻게 정의를 구성하는지를 탐구했고, 그의 철학은 불평등을 해소하기 이전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분배’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는 윤리적 경고로 기능했다.

       

      응우옌티후엉이 말한 가난의 본질

      응우옌티후엉에게 가난은 단지 경제적 결핍이 아니라, 사회에서 감정적으로 배제되는 구조였다. 그는 가난한 사람이 겪는 부끄러움, 불안, 침묵을 ‘윤리적 말하기가 차단된 상태’로 정의했고, 이 감정들이 곧 정치적 표현권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응우옌티후엉은 가난이 단지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 말하기의 권리를 상실한 상태라는 점에서, 가난은 윤리적 구조의 문제이자 권력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감정 정치로 본 사회 정의

      응우옌티후엉은 사회 정의를 단지 제도와 법의 문제가 아닌, 감정의 분배로 접근했다. 그는 “누가 무엇을 느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감정이 사회 구조 안에서 어떻게 배분되고 제한되는지를 추적했다. 응우옌티후엉은 가난한 이들이 공적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얼마나 적은지를 지적하며, 복지나 지원 제도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구조’라고 보았다. 그는 정의란 고통의 감정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여성 빈곤 체험 서사를 통한 실천

      응우옌티후엉은 여성 빈곤 문제를 단지 가족 부양의 어려움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여성 빈곤이 겪는 이중 침묵, 즉 ‘가난에 대한 말하기’와 ‘성별 역할에 대한 말하기’가 모두 봉쇄된 이중 구조임을 강조하며, 여성의 언어와 서사를 복원하는 활동에 집중했다. 그는 실제 사례 조사, 인터뷰 기록, 감정 일기 아카이브 등을 통해 여성 빈곤 경험을 하나의 윤리적 서사로 재구성했고, 이를 통해 정책이 아닌 ‘사회적 청취 구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정규 노동자의 감정 구조 분석

      응우옌티후엉은 비정규 노동자의 삶을 분석할 때, 임금보다 감정 구조에 주목했다. 그는 불안정한 계약, 고용 불안, 사회적 배제 속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감정이 어떻게 침묵으로 굳어지는지를 추적했다. 그는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가지려면, 그들의 감정적 세계가 먼저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정책 설계에 앞서 ‘말하게 하는 구조’, 즉 감정 정치적 프레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우옌티후엉은 비정규 노동자가 느끼는 ‘불안’과 ‘침묵’이 단지 개인의 기질이나 내면의 문제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그것은 제도적 배제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노동자의 감정이 조직 내에서 말해지지 않고 침묵될 때, 그 침묵은 정책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정책은 오히려 감정의 왜곡을 반복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노동 현장에서 말해지지 않는 감정—예컨대 눈치, 수치심, 자기 검열—을 정치적 언어로 재구성해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감정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보았다. 응우옌티후엉은 감정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정책 설계의 마지막이 아니라, 최초의 질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 돌봄과 정의의 재구성

      응우옌티후엉은 돌봄이 단지 서비스가 아니라 공동체 윤리의 재구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빈곤층 돌봄이 정부의 몫만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 전체가 ‘돌봄을 실천하는 시민’으로 다시 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돌봄을 ‘감정을 함께 살아내는 행위’로 정의했고, 가난한 이들을 단지 지원의 대상이 아닌,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의 철학은 돌봄이 곧 정의임을 실천적으로 입증했다. 응우옌티후엉은 돌봄이란 단순히 밥을 주고 병을 돌보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듣고 자신의 감정으로 응답하는 상호 윤리적 관계라고 보았다. 그는 현대 사회가 돌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만 정의하면서, 정작 돌봄의 핵심인 ‘감정의 공명’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돌봄의 윤리를 공동체 전체로 확장시키기 위해, 학교, 병원, 시장, 종교 공간 등 일상적 장면 안에서 ‘감정의 상호 작용 구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은 사회 서비스가 아닌 ‘사회 감응력’이라는 개념을 통해 돌봄을 재정의했으며, 이것이 바로 사회 정의가 작동하는 감정적 통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가난과 정의를 동시에 통찰한 응우옌티후엉

      응우옌티후엉 철학의 현대적 시사점

      오늘날 불평등과 정서적 고립이 동시에 심화되는 사회에서, 응우옌티후엉의 철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얼마나 가졌는가’보다 ‘얼마나 느낄 수 있는가’를 정의의 기준으로 제안했으며, 이를 통해 경제 구조뿐 아니라 감정 구조의 민주화를 주장했다. 응우옌티후엉은 사회 정의를 회복하려면, 반드시 감정의 윤리와 말하기의 권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복지 국가를 넘어서 윤리 국가로 가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철학이었다. 그는 오늘날 시민들이 구조적 빈곤뿐 아니라 감정적 고립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이러한 이중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감정 기반 제도 설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응우옌티후엉은 정의를 경제적 평등으로 환원하는 기존 정치 담론을 비판하며, 감정적 표현의 자유, 사회적 정서 배분, 말할 수 있는 용기의 문화적 조건까지 포괄한 새로운 정의론을 제시했다. 그는 감정은 제도 바깥의 사소한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언어라고 보았고, 이것이 오늘날 세계가 놓치고 있는 ‘공감의 제도화’를 가능케 하는 핵심이라고 확신했다.